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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아쓰는 독서 감상
    Entertain contents/책 2019. 2. 4. 01:19

    1. 성공한 인생 - 김동식

    대리사회의 저자 김민섭님의 추천작이다. 첫 이야기부터 강렬했다. 사회 문제를 유려한 이야기 전개로 풀어낸 상상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의 하루를 귀신에게 판다면? 나에게 소중하지 않은 것을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값어치를 매겨 판다면? 결말은 서늘했다.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 뭔지 느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늘 남의 좋아보이는 무언가를 갖길 원한다. 딱딱한 내용을 딱딱하지 않게 만들어줘서 머리는 말랑말랑해졌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 마음에 자리잡아 만족도가 높은 책이다. 메시지를 전달할 때 해봄직한 방법이다. 발상의 전환이 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2. 쾌락독서 -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이후 다시 만난 문유석님의 글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나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새롭게 배운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책을 고르는 방법. 온라인 충동구매는 지양해야겠다. 직접 보고 이 책이다 싶은 걸 사는 게 맞다. 적어도 30~50페이지 정도는 단가가 나온다. 두 번째는 1차 서적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 시대에 맞게 쓰여진 것이므로 애써 그걸 읽어야 겠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동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늘 감사한 유시민 작가가 자청하여 '지식소매상'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의 책을 비롯해 2차 서적, 3차 서적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필이 꽂히면 좀 더 깊이 있고 어려운 그 시대의 문서를 보면 될 일이다. 굳이 좋은 책을 억지로 읽어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가벼운 책들, 나에게 맞는 책들을 찾아 계속 읽다보면 그 안에서도 분명 배울 것이 많다는 것 역시 깨달은 점이다. 책이 잘 읽히는 나만의 공간을 찾을 것, 그리고 인생이란 결국 작은 습관의 반복이므로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 등을 배웠다. 어느 하나 허투루 넘길 지혜가 없다. 그는 재미로 책을 읽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지만 분명 그것들은 그가 삶을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등대가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부담 갖지 말고 관심 분야에 대해 쉽게 쓰여진 책부터 천천히 읽어도 괜찮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의 취향이지만 내 취향이기도 한, 물론 일부는 좋은 취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나열해본다. 


    -어깨에 힘 빼고 느긋하게 쓴 글

    -하지만 한 문단에 적어도 한 가지 악센트는 있는 글

    -너무 열심히 쓰려고 애쓰지 않았는데 잘 쓴 글

    -갯과보다는 고양잇과의 글

    -시큰둥한 글

    -천연덕스러운 깨알 개그로 킥킥대게 만드는 글

    -이쁘게 쓰려고 애쓰지 않았는데 촌스럽지도 않은 글

    -간결하고 솔직하고 위트 있고 지적이되 과시적이지 않으며 적당히 시니컬한 글 



    3. 시크하다 - 조승연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작가 중 한명인 조승연의 책 역시 오랜만에 접했다. 재밌다. 프랑스 이야기인데 그의 이야기는 재미와 지식, 상식, 현명함을 모두 갖추고 있어 좋다. 그의 경험을 통한 이야기여서 더 생생하고 믿을만하다. 프랑스인의 사고방식 중 배울만한 점은 사랑을 삶의 중심으로 놓는 것. 미적 감각을 중시하는 것. 그리고 돈에 딱히 얽매지 않는 삶이다. 패션감각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사랑의 중요성, 그리고 섹스의 중요성에 다시 집중하게 된다. 내가 선택한 지금까지의 삶은 뭐였을까를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위해 나는 그 무수한 기회를 참고, 웃어넘기며, 외면해왔을까. 자괴감이 드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원망할 생각은 없다. 나 역시 나름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부터는 일상을 조금씩 바꿔 볼 계획이다. 나를 버리니 그가 온다 라고 말했던 그 누군가의 말처럼, 눈을 마주치고, 끝까지 듣고, 밝게 웃어주며, 손을 내미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을 앞으로의 일상을 기대해본다. 


    가족에 대한 유연한 관점 역시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가족의 형태에 얽매지 않고 용기 있게 본인의 삶을 살아내는 그들, 그들에게 관습은 전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새로운 세대가 자기의 가치관에 맞추어 나름의 새로운 가족관을 형성할 자유와 용기, 그리고 그들의 실험을 존중해주는 기성세대가 있는 곳이 프랑스다. 그럼에도 불구, 결혼은 가장 적게 하지만 유럽세어 가장 건강한 출산율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는 것. 배울만 하다. 


    삶의 기준 역시 우리나라가 시급히 따라해야 할 지점이다. 프랑스에서는 자기가 무슨 대학을 나왔고 어떤 기업에서 일하는지가 그다지 성공의 중요한 기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아는 프랑스 사람은 대부분 퇴근 후 자기만의 소소한 성취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일을 한다. 가 아니라 무엇으로 돈을 벌어 여행 블로그를 한다. 뭐로 돈을 벌어 음악도 배우고 공연도 다닌다. 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들은 말한다.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행복을 찾으려 하는 것은 아주 멍청한 행동이라고. 일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어야 한다는 구호는 그들에게는 낯설다. 




    쓰고 보니 결국 조승연 책이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나보다. 길다. 그래도 정리해서 뿌듯하다.

    다음 책으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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