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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수, 도돌이표자유로운 생각/철학 2017. 5. 23. 01:32
결코 만만치 않은 인생 살이, 그리고 경제 활동.
내 삶의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 한편으로는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해 남들이 소위 말하는 '현실적인 선택'과는 다른 길을 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다음 선택은 왠지 돌고 돌아 남들과 같은 길을 가는 선택이 될것만 같다.
다소 누그러진 내 삶의 의미 찾기는 이제 종착역을 향해 가는 건지도 모른다.
어떤 선택을 내릴 지라도, 결국 돈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두 달의 제주 생활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내가 돈을 배제하고 삶을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이상.
그 돈을 어떻게 버느냐, 그리고 어떻게 쓰는지만 달라질 뿐, 보통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처럼,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인지 이번엔 각오가 조금 다르다. 어차피 돈을 벌 것이라면, 좀 더 세련되고 건강하게 벌어보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나를 어떤 곳에 위치해야 할 지, 일하는 환경과 주변 환경은 어떠해야 할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 눈치보는 삶, 사회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직장은 건강한 경제활동을 할 곳이 되었으면 한다. 내 선택이 옳았기를 바랄 뿐이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사랑, 먹고 사는 문제만이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박힐 뿐이다. 나머지 모든 것들은 이 중심 요소들을 달리 표현하는 일종의 메타포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결국 그 자체에 목적이 있기 보다는 그것들을 통해 직접 돈을 벌거나, 간접적으로 돈을 벌고 사랑을 하는 데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 아닐까. 먹고 사는 문제 또한 마찬가지로, 내 지식과 소양을 쌓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고, 더 나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수준 높고 정돈된 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얻게 하며 이는 윤택한 생활, 즉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나 아이디어를 가져다 준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돈을 벌기 위해 책과 신문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코딩을 배우는 이유 역시 유행하는 지식을 습득해 경제활동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그렇게 따지면 돈과 관련되지 않고 그 자체로 할 수 있는 생산적 활동이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싶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반박을 하고 싶지만, 점차 편향되어 가는 나의 지식체계 안에서 딱히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다. 점차 세속적인, 속물스러운 사람이 되어가는 것일까. 허탈함과 동시에 원래 이게 나라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를 위해 무언가 기여할 일을 찾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단지 이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나에게 자유를 주는 가장 큰 무기는 돈이 될 수밖에 없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내가 가진 장점을 더 갈고 닦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이 읽고, 쓰고, 말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정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정치를 하든, 장애인을 돕든, 시민단체에 참여해 활동하든 스스로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좀 더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고 더 늦기 전에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1년 가을에 닥치고정치를 읽으며 느꼈던 전율이 다시 떠오르는 시기이다. 2017년, 적폐세력과의 안녕을 고하길 희망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지만, 개인인 나로서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현 정부를 응원하며,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일 밖에는 없다. 인간 노무현이 가고자 했던 길, 지극히 순수한 열정과 용기로 살아왔던 그 세월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쭙잖은 지식을 앞세워 논리적으로 무언가 생각하고 의견을 내려 하기 보다는, 마음 한 구석에서 끓어오르는 정의구현에 대한 의지와 진심으로 만들고자 했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이제는 만들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결코 예전처럼 보수 족벌 언론에 놀아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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