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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트런드 러셀 - 행복의 정복(2) 자극과 권태에 관하여
    자유로운 생각/철학 2022. 3. 23. 13:46

     

    지나치게 많은 자극은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즐거움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근본적인 만족감을 표면적인 쾌감으로, 지혜를 얄팍한 재치로, 아름다움을 생경한 놀라움으로 바꾸어버린다. (중략) 일정한 양의 자극은 건강에도 이롭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문제는그 양에 있다. (중략) 그러므로 어느 정도 권태를 견딜 수 있는 힘은 행복한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사회평론, p69-

     

    닐 포스트먼의 '죽도록 즐기기'에서 저자는 영혼이 잠식되지 않도록 정신을 단단히 붙을어매고 있으라 충고한다. 그야말로 원하는 만큼 자극받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각종 정보,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게다가 A.I는 취향을 찾아준다. 넷플릭스에 접속하면 A.I는 기다렸다는 듯이 따끈따끈한 영상을 보여준다. 마치 '이래도 안 볼거야?'라고 나를 구슬리는 것 같다. 애써 끌리는 마음을 외면하고 보려던 영상을 클릭하지만 나를 유혹하던 영상과 메시지들은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는다. 본격적인 '양화'의 시대에서 죽도록 먹기, 죽도록 먹는 것을 보는 것, 밤새 정주행하기 등 끝을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시키는대로 우리는 죽을때까지 죽도록 즐기다 갈 것인가? 세상이 진짜로 어떻게 흘러가는 지는 뒷전에 둔 채 말이다. 

     

     

    어떤 어린이나 젊은이가 진지하고도 건설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고, 권태가 반드시 견뎌내야 하는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면 아무리 엄청난 양의 권태라도 자진해서 참아낼 것이다. (중략)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세대는 소인배들의 세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느린 변화의 섭리와는 지나치게 멀어진 세대, 모든 생명력이 마치 꽃병에 꽂힌 꽃처럼 서서히 시들어가는 세대가 될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사회평론,  p72-

     

    일상은 대부분의 지루함, 반복으로 이루어져있다. 우리는 매 순간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 지루한 것들이 모여 일상을 이루고, 그 일상 속에서 이뤄내는 작은 성취를 통해 때로 흐뭇하고, 일상의 만족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견디기 힘들다면 지나친 자극으로만 이뤄진 일상 역시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습관적으로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이다. 나를 이루는 일상 속의 흐름과, 방향을 고민할 때, 우리를 밀어 붙이는 자극으로의 압박, 조급함 등을 조금은 걷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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